수영을 배우기에 앞서...
저는 3년 전까지 수영을 전혀 할 줄 모르는 사람이었습니다.
어렸을적에 얕은 개울가에서 물에 몸을 맡기고 손발을 허우적대며 떠내려가는 것을 즐기기는 했지만, 깊은 물에 들어가는 것은 무서워서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딱히 주변에 수영장이나 가르쳐줄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감히 수영을 배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나이를 먹어가고 있었는데, 여러 사정으로 인해 어렸을 때 배우지 못했던 것들을 지금까지도 못하고 있는 제 자신에 연민이 들었습니다.
"나는 무엇을 위해 돈을 벌고 있나? 나는 행복한가?" 라고 스스로에 질문을 던져서 "누구에게 내 꿈을 의지하기 보다는 나를 위해 살아가자."라는 답을 얻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무엇을 시작하려 할 때 고민이 된다면, 남에게 심각한 폐를 끼치지 일이 아닌 이상 해보는 것으로 결단을 내리는게 저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성공은 성공대로 얻는게 있고, 또 실패는 실패대로 교훈을 주기때문에 결국 모두 이득이 아닐까요?
해보지 않고서는 아무 것도 알 수 없고, 미련만 남습니다.
시간과 돈은 그리 중요한 부분이 아닙니다.
재미를 느끼면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라도 그것을 하기 위해 시간을 만들어 냅니다.
시작은 거창하게 하지 않아도 됩니다.
저 같은 경우 구에서 운영하는 주 3일 강습, 3일 자유수영을 47.000원에 끊고, 수영복-수경-수모 남자 성인셋트를 3만에 저렴하게 구입하여 시작했습니다.
수영 용품은 어차피 다 소모품이기 때문에 초보딱지를 때고나서 좋은 제품을 사용해도 늦지 않습니다.
자신의 안좋은 몸매를 다른 사람에게 보이기 싫어, 수영장을 기피하시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유달리 다른 사람의 눈을 신경쓰는 경향이 있는 반면, 엄청 유니크하지 않는 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 무신경합니다.
당신의 그 몸매는 남들과 다를 바 없고, 아무도 신경쓰지 않습니다.
용이 온 몸을 휘감아 돌고 있지 않는 한, 문신같은 것도 그렇게 신경쓰실 필요 없습니다.
다들 자기 운동하기 바쁩니다.
물속을 구경하는 사람들은 변태가 아니라 99% 다른 사람의 자세를 훑어보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곳이 수영장입니다.
그래도 걱정이신 분들은 원피스 수영복보다 5부 수영복을 입으시면 됩니다.
저는 5부 수영복이 남녀 사이에 오해받을 일도 없고, 개인적으로 더 이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무슨 일을 시작하면 조금 조급함을 가지게 되고, 그 때마다 중간 결과물들이 눈에 보여야 안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큰 노력없이 바로 무엇을 얻기 보다는 꾸준히 해나갈 때 비로소 얻게 되는 경우가 세상에는 훨씬 더 많습니다.
"공부는 짧은 시간에 완성되지도, 도약하지도 않는다."라고 퇴계 이황 선생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당신이 무엇을 하든 임계치라는 것이 있습니다.
물이 100도가 되어야 팔팔 끓듯이, 꾸준히 그것을 했을 때 어느 순간 할 수 있게 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게 됩니다.
당신이 무엇을 이루지 못하는 것은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조급하게 마음먹고, 쉽게 포기하는 것이 모든 것을 망치게 됩니다.
수영을 하는 것은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세상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고, 크게 뛰어나지 않아도 배우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저는 수영을 배운 2년 차에 3급 심판, 라이프 가드, 생활체육 지도자 수영 3급 등의 자격증을 획득하고, 여러 대회에 출전해 메달을 따고, 심판 활동을 하고, 라이프 가드 자원 봉사를 통해 시각장애인의 한강 건너기를 인도하고, 인천 아시안 게임에 박태환 수영장에서 자원 봉사를 하며 여러 월드클래스들의 훈련과 시합을 지켜봤고, 3년째 한강을 백수십차례 건넜으며, 새로운 기술과 지도 방법의 습득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가 뭔가 특별해서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저는 수영을 시작하기 전까지 15년간 운동이란 걸 하지 않던 사람이었습니다.
그 이전에도 딱히 뭘 꾸준히 했던 것도 아닙니다.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으면, 하면 됩니다.
망설임은 아무 것도 낳지 못합니다.
무엇이든 포기하지 않으면, 최고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잘 할 수 있게 됩니다.
수영은 정말 큰 힘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운동이며, 나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재미있는 운동입니다.
수영장에 씻으러 가신다고 생각하시고, 마음 편하게 등록해 보세요.